전라남도 순천에는 특별한 한정식이 있습니다.
1930년대 지어진 한옥을 리모델링해 지역주민이 직접 지역특산물로 별미 음식을 만들어 파는 곳.
바로 마을협동조합 '청수정'에서 파는 순천정식(점심)과 순천삼합(저녁)이에요.
순천정식은 순천의 제철 특산물로 차려진 한 상 차림이고,
순천삼합은 부드럽게 쪄서 숙성된 양념의 가오리와 수비드로 익힌 돼지고기 수육,
그리고 아삭하면서 톡 쏘는 갓김치, 여기에 칠게 양념장이 더해져 조화로운 맛의 한 상 차림입니다.
그럼 왜 이 한정식이 특별한지 궁금해지셨나요?
바로 이 한 상 차림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특별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에요.
순천의 '청수골'이라는 마을은
소위 산동네 또는 취약지역이라고 일컬어진 마을인데,
겨울에 길이 미끄러우면 마을 윗쪽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집에 가는거 조차 어려운 곳이었대요.
그래서 마을의 불편함만이라도 줄여보려고 순천시와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주민이 하나된 마음으로,
2015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주관한 '취약지역 생활여건개조사업'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어요.
마을 내 방치된 빈집을 정비하고,
울퉁불퉁한 길을 반듯하게 하고,
담장에 벗겨진 페인트를 새로이 했죠.
지금의 '청수정' 자리는 당시 방치된 빈집이었는데 기와지붕과 서까래 등만 남겨두고 리모델링 했다고 해요.
그리고 그 공간은 청수골 주민들(어르신)이 직접 채우기로 했답니다.
이미 많은 나이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이고 또 모여 이야기 했고,
그 결과,
마을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조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많았고,
어르신들이 이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건강한 밥 한끼를 제대로 먹게 하고싶고,
그런 밥 한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을입구에 있는 이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모으셨대요.
그렇게 '청수정'의 시작은 마을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 무료로 제공하며 시작하게 됐고, 장기적으로 이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려면 유지할 수 있는 수익구조가 만들어져야 했기에 2017년 최초 5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18명의 마을 어르신들이 조합원이 되어 비로소 식당의 모습이 되었어요. 그리고 처음 시작했을 때와 같이 밥을 먹고싶은 아이들에게는 무료로 따뜻한 밥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요.
청수정협동조합의 신영 이사님은,
"마을에 어떤 게 필요한지 제일 잘 아는 거주민이 실제 운영을 하니까 부족하거나 넘치는 것 없이 굴러가는 것 같다."
청수정은 "함께 천천히 가자"라는 슬로건에 맞게
마을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각자의 역할을 꾸준히 하시면서 함께 천천히 살아가시는 것 같아 보였어요.
청수정 어르신들이 지나온 결과가 그걸 증명해주는 것도 같았죠.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신규 선정, 국토교통부 새뜰마을사업 2년 연속 최우수 선정,
순천시정을 빛낸 단체표창 수상, 순천시 시정혁신 우수사례 선정 등 다양한 기관에서 인정 받는 사례로 꼽혔어요.
전라남도 순천의 한정식, 특별한 거 맞죠?
청수골마을 인근 도보 15분 이내에 순천 문화의 거리도 있으니 순천을 방문하게 되신다면,
한 번 들르셔서 꼭 한정식 한 상 드려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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